독도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지난 8월 29일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나라가 힘이 없고 국제정세를 바로 보는 눈이 없었기 때문이기는 했지만, 강제로 나라를 빼앗김으로써 우리가 입은 피해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식민 지배를 통해 수탈해간 물자는 일본의 국력신장에 큰 기여를 하였고, 급기야는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군국주의 정권이 패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지금 일본이라는 나라가 저만큼 발전하게 된 자원의 상당부분이 우리로 인해 얻어진 것임을 생각하면, 고대 사회에서부터 우리가 저들에게 전해준 문명과 문화에 대해서 논할 것도 없이, 저들이 지금도 우리에 대해 하는 처사는 문명국가로서 할 바가 아니다. 경제력에서는 2 내지 3위를 다투면서도 세계적으로 왜 그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를 저들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 후 한국전쟁이라는 호기를 만나, 전쟁기지라는 기능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였으면서도, 과거의 만행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기합리화와 오히려 피해자인양 떠벌리고 있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한심하기까지 하다.
    독도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고, 거기에 어떤 이유가 있을 수 없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우리 가족이 가족인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한 것은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 독도에 대해 일대일로 맞장토론을 하면 한국 사람이 진다고 한다. 실제로 사이버 공간에서 독도에 관한 논쟁이 붙었을 때 돌아다니는 얘기를 보면, 일본의 논거가 훨씬 정교하다.
    본래 독도에 관한 여러 자료들은 최소 백 수십 년 전의 것이 보통이고, 몇 백 년 전의 것도 있다 보니, 요즘 관점에서 볼 때 이들 자료들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예컨대 지도라고 하는 것이 정밀한 측량을 거쳐 만든 것이 아니라, 대충 어느 쪽에 어떤 곳이 있다더라는 정도로 표현한 것이 보통이다. 그러니 방위는 물론, 크기, 심지어는 이름조차도 만든 사람마다 다른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그런데 우리가 독도가 본래 우리 땅이라고 하는 근거로 내미는 자료들에 대해 일본은 그 자료가 가지고 있는 빈틈을 파헤쳐서 그것이 자기네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인 양 떠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저들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지고 가자고 하는 이유 중에는 재판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양 사람들이 그 자료의 본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주장하는 소위 “합리적 논거”에 따를 것이라는 것도 있다.
    물론 일본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왜 터무니없는 것인지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또 그러한 논거를 언제라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상북도가 벌이는 여러 사업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이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여 독도수호논문을 공모하여 시상한 것은 단순한 논문공모대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비록 올해가 첫 공모전으로서 응모논문의 편수도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고, 또 논문들이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독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영토에 관한 국가 간의 다툼은 국가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전문가에 의해 철저하게 대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저들이 백 수십 년 전에 하던 침략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그 때의 잘못을 되풀이한다면, 우리는 우리 나름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저들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가 본래 저들 땅이라고 써놓고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계속하여 끌고 가겠다는 저의를 나타낸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야 내용을 잘 모르니, 가르치는 대로 머릿속에 담아둘 것이고, “당연히” 저들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는 당연히 우리 것이니 뭐가 문제냐라는 데서 더 나아가, 세계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논거를 계발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독도 공모논문의 발표회에 언론이 보여준 무관심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2010. 08. 31자 대구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