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도와줄 네트워크를 구축하자

    사람이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음식점을 개업하거나, 기업에 취직을 할 때에도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대개 실패와 좌절을 맛보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 반면에 다른 사람이 알게 모르게 도와준다면 성공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아무리 맛있는 아이템을 개발해서 식당을 열어도, 주위의 사람들이 먹어보고 좋다고 말해줘야 손님이 많아진다. 회사에 원서를 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합격하기는 어렵다.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것 같아도 사실 나 하나의 존재는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의 부속품 하나와 거의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이 그렇다면 지역사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구나 경상북도에서 어떤 일을 벌이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비단 어떤 일을 벌이지 않더라도 그 지역이 살아나려면 많은 사람이 들끓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 지역의 경기가 다른 곳보다 더 어렵고, 전에 비해 훨씬 못해졌다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 크다. 대구와 경상북도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생활의 터전이므로, 좋거나 싫거나 어쩔 수 없이 지역의 일에 앞장서고, 이곳에서 살아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우리 지방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무 이해가 없어도 우리가 추진하는 일을 반대할 수 있고, 또 우리 지방에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지역의 인상은 과히 좋지 못하다. 대구나 경북에 대해 그다지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던 사람들도, 업무나 다른 일이 있어서 지역을 방문하거나 장단기로 파견 내지 전근을 왔다가 돌아갈 때 그다지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오랜 세월동안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 또 지역 출신 인사들이 전국적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구나 경북의 위상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 지역의 장래가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대구와 경북에 대해 지원자를 자임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고 있을까. 그 이유야 많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만 예로 들어 이것만이라도 고쳐보자고 하고 싶다. 그 첫째는 불친절한 인심이다. 예컨대, 대구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버스나 택시를 타고,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갈 때 제일 당혹해 한다고 한다. 운전자는 그 사람이 내는 요금만큼만 대우한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디를 가자고 해도 대답도 없고, 뭘 물어봐도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도 있다. 어느 지방에는 버스를 타면 기사분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서, 다른 지방 사람들은 충격까지 받았다고들 하지만, 그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밝은 얼굴로 응대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런 것은 음식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구의 인상을 흐리는 두 번째의 요인은 나쁜 교통질서이다. 사실 대구의 교통사정은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출퇴근 시의 러시아워만 제외하면 밀리는 길도 거의 없고, 비교적 길도 넓어서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차를 몰고 온 사람들은 조금만 다녀보면 대구의 길을 무지 어려워한다. 길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른 차가 무서워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대구 차량의 방향지시등은 “끼어들기 등”이라고까지 부르기도 하는데, 좌우회전이나 유(U)턴을 할 때 미리 다른 차에게 신호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틈도 없는 사이를 굳이 비집고 들어갈 때만 켠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불법주정차는 상습화되어 있고, 몇 개 차로씩 가로지르는 것도 다반사로 보인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지역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행동들이다. 대구를 방문하고, 경북에 살러오는 사람들이 나쁜 감정이 아니라, 좋은 생각을 가지고 또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돌아갈 때 우리 지역의 발전에 좋은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다.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대구와 경북을 도와주기 위해 힘쓰겠다고 나서도록 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할 일이다.(2009. 7. 2자 대구일보)